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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고립 [MV/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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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고립

윤종신이 2020 [월간 윤종신] 4월호 ‘고립’을 발매하고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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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고립 가사

카레를 잔뜩 끓여놨어

퍼서 퍼서 먹으려

저 하얗던 밥 위에

초록을 매일 부으면

언젠가는 보겠지


이방 저방을 들어가

좀 다른 느낌이어서

오랜만에 본 침대 밑

먼지 뭉치들이 굴러가

어디서 부는 바람이었는지 모르겠어

윤종신-고립

2020 [월간 윤종신] 4월호 '고립'은 현재 미국 뉴욕 인근의 시골 마을에 머물고 있는 윤종신이 일기처럼 써 내려간 곡이다. 이따금 시대적 상황과 거기서 비롯된 감정을 숨김없이 담아냈던 일련의 작업처럼 이번 곡 역시 '코로나 19'로 인해 완전히 달라져 버린 일상을 가감없이 그려보고자 했다. 



그 어떤 극화나 미화는 원하지 않았기에 직설적이면서도 직관적인 가사를 썼고, 갇힌 생활이 주는 몽롱한 느낌을 표현하고자 이장희와 산울림으로 대표되는 한국 사이키델릭 록에서 음악적 뉘앙스를 참고했다. 윤종신은 미국 내 ‘코로나 19'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쯤 가까스로 계획했던 횡단을 마쳤다.

그리고 지금은 지금 자의 반 타의 반 고립되어 있다. '이방인 프로젝트'가 애초에 단절과 격리를 위해 시작된 것이긴 하나, 이런 식의 극단적인 격리와 고립은 단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기에 조금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낯선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제가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은 미국 동부의 시골 마을인데요. 숲과 농가가 전부인 아주 조용하고 안락한 곳이에요. 우드스톡(Woodstock)이 근처이긴 한데, 당연히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런 지리적인 이점은 누려보지도 못하고 있죠. 거의 3주째 집안에 갇힌 것처럼 살고 있어요.

가끔 집 주변을 산책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고요. 날마다 똑같은 하루를 반복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소파에 잠시 앉아 있다가 밥을 해 먹고 오늘의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죠. 어제와 오늘의 경계가 모호하다 보니 왠지 좀 울적하고 몽롱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가사뿐만 아니라 사운드적으로도 그런 몽롱한 느낌을 담아보려고 했고요.”

윤종신은 물리적인 고립보다도 정서적인 고립이 더 크게 다가온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지금 그가 체감하는 미국의 분위기는 이전에 텍사스나 캘리포니아에 머물렀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조용하고 삭막하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던 감정 교류가 이제는 마치 누군가 금지 명령이라도 내린 것처럼 끊어져 버린 상황. 길을 걷다가 혹은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누굴 마주치더라도 가벼운 눈인사는 물론, 'How are you doing?"이라는 의례적인 인사조차 선뜻 건넬 수가 없다. 그 누구도 'Good!'이라 대답할 수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그저 모든 게 어서 지나가기를 바라면서 견디듯 살고 있다는 것을 이미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방인이라서 느낄 수밖에 없는 차별이 분명히 있어요. 가사 속에서 '사슴'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자격지심을 갖게 되거든요. 하지만 저는 그걸 그렇게 규정해버리면 마음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애써 좋게 생각하려고 해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일부러 더 조심하면서 거리도 두고 말도 아끼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노력하다 보니 뜻밖에도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나는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부닥치면 이렇게 반응하는 사람이구나. 상황을 어떻게든 부정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가급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쓰는 사람이구나. 저는 요즘 이 뜻밖의 고립 덕분에 자꾸 저를 깊숙이 들여다보고 있어요. 그리고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저를 지금의 여기로 데려온 '이방인 프로젝트'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4월호 이야기]

"그 어떤 경험도 유의미하다."


윤종신-고립 [MV/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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