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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R&B,소울,락,랩,힙합

Beirut Taxi (베이루트 택시)-불균형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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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rut Taxi (베이루트 택시)-불균형

베이루트 택시 (Beirut Taxi)가 EP [시소] 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 불균형 " 을 발매하고 라이브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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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rut Taxi (베이루트 택시)-불균형 가사

당신께 주려고 내가 산 꽃은
당신에게 가는 길에 시들어버렸어
그늘을 찾아가는 길에
야속한 저 타는 해는 저물어버렸어

당신을 웃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만 다닐 때
혼자된 당신은 식은 이별을
손으로 덥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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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내가 보는 노을은
수평선 위에 걸려 일렁이었어
넌 눈에 그 순간을 담고
조급한 난 이미 잠긴 반만 보았어

당신을 웃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만 다닐 때
혼자된 당신은 식은 이별을
손으로 덥히네

Beirut Taxi (베이루트 택시)-불균형. Liner note

01. 요약본 : 베이루트 택시의 음악은 체험에 가깝다. 마치 택시에 탄 것처럼, 밴드가 이끄는 어딘가로 향한다. Tame Impala로 대표되는 2010년대 사이키델릭 문법 아래 베이루트라는 도시의 오묘함만큼이나 다채로운 풍경들이 펼쳐진다.

 

 

경건하면서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방인', 이번 음반에서 가장 직선적인 '하루방', 지난 7월 선공개되어 밴드의 음악적 변화를 보여준 '불균형', 가장 편한 분위기로 처량함을 적나라하게 들려주는 'Pond Scum', 그리고 꿈을 꾸는 듯한 몽롱한 무드 아래 너무나도 흔한 일상을 표현하는 '배수'까지.

무엇하나 과잉되거나 억지스럽지 않은 감정선 안에서 표현되는 '서로 통하지 않음'에 대한 5가지 이야기가 그림처럼 다가온다.

로큰롤라디오 김내현

02. 전체글
베이루트 Beirut. 레바논의 수도이자, 중동, 지중해 지역을 대표하는 무역의 중심지. 로마를 거쳐, 이슬람 제국, 십자군, 오스만 제국의 지배,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프랑스로부터 독립하기까지. 혼란스러운 긴 역사를 증명하듯, 다양한 문화가 아슬아슬하게 공존하면서도 잊을 만하면 커다란 사건 사고들로 뉴스에 오르내리는 베이루트는 복잡 미묘한 인생사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소일지도 모른다.

음악을 듣는 경험은 보통 그 음악을 체화 體化하거나 체험 體驗하거나 둘 중 하나다. 체화하는 경우 음악은 나의 어느 한구석에 구멍을 내어 비집고 들어온다. 그러고는 내 안에 자리 잡은 채로 그것이 품은 내밀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토해놓으며 일종의 생채기를 남기는데, 그 상흔이 내가 가진 무엇(감정, 상처, 기억 등)과 공명하는 순간 나는 음악이 되고 음악은 내가 된다. 

이와 다르게 체험의 경우 음악이 내게 구멍을 내거나 상흔을 남기지 않는다. 그저 어떤 장면들을 펼쳐 놓고는 나를 그곳에 던진다. 나는 그 장면들 안에서 때론 주연이 되고 때론 조연이 되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다. 베이루트 택시 Beirut Taxi의 음악은 체화보다는 체험에 가깝다. 마치 택시에 탄 것처럼, 밴드가 이끄는 어딘가로 향한다. Tame Impala로 대표되는 2010년대 사이키델릭 문법 아래 베이루트라는 도시의 오묘함만큼이나 다채로운 풍경들이 펼쳐진다. 

밴드가 제시하는 장면들은 마냥 아름답지 않다. 예쁘기만 한 소리들로 치장하는 것이 아닌, 때론 낙서하듯 거친 톤의 소리들을 던져 놓는 데 주저함이 없다. 군데군데 과장되고 왜곡된 사운드들이 너저분하게 어질러진 듯 정갈하게 장면들을 이룬다. 과잉되거나 억지스럽지 않은 감정선은 베이루트 택시가 가진 큰 강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오열보다 눈가에 말없이 맺힌 눈물이 더 크게 다가온다.

경건하면서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방인’, 이번 음반에서 가장 직선적인 ‘하루방’, 지난 7월 선공개되어 밴드의 음악적 변화를 보여준 ‘불균형’, 가장 편한 분위기로 처량함을 적나라하게 들려주는 ‘Pond Scum’, 그리고 꿈을 꾸는 듯한 몽롱한 무드 아래 너무나도 흔한 일상을 표현하는 ‘배수’까지. 밴드는 이번 EP[시소 Seesaw]를 ‘불통’에 대한 5개의 이야기라 설명한다. 

공간과 사람으로부터의 소외와 단절을 노래하는 ‘이방인’을 시작으로, 서로 아는 것이 달라 벌어지는 사소한 오해들(‘아무도 믿지 않는 건 내가 아는 걸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야’)과 같은 ‘불통’의 사례들을 이야기한다. 모든 ‘불통’은 다름에서 비롯된다. 같은 것을 보면서도(‘당신과 내가 보는 노을은 수평선 위에 걸려 일렁이었어’) 다른 생각을 하는(‘넌 눈에 그 순간을 담고, 조급한 난 이미 잠긴 반만 보았어’) 우리에게 어느 하나 ‘통’ 한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인정하기 싫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모두 언제나 서로에게 타인이며 ‘이방인’이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막혀서 통하지 않으면 통증이 생긴다’는 동양의학의 근본을 이루는 핵심 개념처럼, ‘불통’은 필연적으로 불편함과 아픔을 수반한다(‘오늘 난 두 눈이 멀었네, 오늘 난 발목이 잘렸네’). 이러한 불편함은 비단 나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주저앉은 게 비단 나만 아닌데’). ‘이렇게는 살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서로 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쓸까(‘당신을 웃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만 다닐 때’).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원하고, 혼자 남는 아픔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인 시소 Seesaw는 결국 밴드가 제시하는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시소는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상대가 있어야만 가능한 놀이다. 무게가 많든 적든, 많이 알든 조금 알든, 네가 맞든 내가 맞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당신께 주려고 내가 산 꽃’이 ‘당신에게 가는 길에 시들어 버렸더’라도, 당신이 날 보지 않는다 해도(‘감은 눈을 떠’),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마지막 트랙 ‘배수’에 이어 밴드는 ‘불통’을 야기하는 어떠한 고집이나 집착, 강박(‘물을 틀어놓고 잡아 보려 했는데’)을 내려놓고 흘려보내야함(‘수도꼭질 열었네, 흘러가게 두었네’)을 역설한다. 다소 진부한 결론 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서로 다른 타인이고 이방인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불통’으로 인한 아픔과 갈등은 필연적이다. 베이루트에 수많은 문화가 아슬아슬하게 공존하듯, 우린 위태롭게라도 균형을 이루며 ‘통’하기 위해 애써야만 한다. 일단 시소 맞은편에 상대를 앉혀보자. 이제 당신과 내가‘통’하는지, ‘통하지 않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로큰롤라디오 김내현

 

Beirut Taxi (베이루트 택시)-불균형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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